Jay-Z feat. Alicia Keys
Empire State Of Mind

앨범 <The Blueprint III>의 5번째 트랙

Jay- Z가 언제는 실망스런 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었겠냐마는, 이 노래는 특히 귀를 잡아끄는 데가 있다. 훌륭한 샘플링과 세련된 사운드, 그리고 적절한 타이밍에 터져나오는 알리샤 키스의 보컬까지 모든 것이 황금비율을 이루었다. 이 뉴욕 찬가의 발가락에 낀 때라도 좀 얻어왔다면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가 부른 <서울송>이 그토록 끔찍한 물건으로 뽑혀나오진 않았을 것이다.

Franz Ferdinand
Ulysses
앨범 <Tonight : Franz Ferdinand>의 1번째 트랙

21세기의 모범적 결과물. 연주는 매력적이고 마지막 드럼 연주에 이르기까지 한 순간도 전형적인 패턴을 답습하는 일이 없다. <Auf Achse>나 <Take Me Out>을 기대했다면 조금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Ulysses>는 결코 그 두 명곡에 뒤떨어지지는 않는다.

Yeah Yeah Yeahs
Zero

앨범 <It's Blitz!>의 1번째 트랙

명실상부한 2009년 최고의 싱글. 청자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버리는 직격탄이다. 보컬 카렌 오의 시원한 목소리가 "Was It The Cure?"를 외치기 시작하면, 맙소사, 따라부르지 않을 수가 없는 무지막지한 감정의 파고가 휘몰아치기 시작한다. 록 음악을 즐기지 않는다고 이 노래를 피한다는 것은 곧 2009년 최고의 노래를 듣지 않겠다는 것이다.

Animal Collective
My Girls
앨범 <Merriweather Post Pavilion>의 2번째 트랙

모두가 칭찬할 때는 같이 칭찬하는 것이 이롭다. 만인이 인정하는 2009년 최고의 앨범, 2009년 최고의 트랙이다. 만인이 인정하는 것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Regina Spektor
Eet
앨범 <Far>의 2번째 트랙

깔끔한 연주에 주 멜로디 하나로 승부하는 노래. 말 그대로 정공법이다. 그런데 그 정공법이 통한다.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고 오히려 매혹이 더해간다. 첫인상만 따지자면야 <On The Radio> - 우리에겐 박카스 광고음악으로 익숙한 바로 그 <On The Radio> - 에 미치지 못할지 몰라도 은근히 배어나오는 그 잔향은 <On The Radio>에 버금가는 명곡이다.

Lily Allen
The Fear
앨범 <It's Not Me, It's You>의 2번째 트랙

잔향 얘기가 나왔으니 이 노래를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오렌지처럼 자극적인 매력은 줄었을지 몰라도 그 새콤했던 매력이 은은한 소스가 되어 고급스런 정식 위에 뿌려졌다. 물론 가사를 곱씹어가며 듣자니 그녀의 악녀 기질도 여전하다. "나는 끝내주는 신용카드가 있거든, 그게 내 인생을 X라 환상적으로 만들거든". 여전히 흥겹고 여전히 재미있다. 그리고 오히려 중독성은 늘었다.

La Roux
In For The Kill
앨범 <La Roux>의 1번째 트랙

한 누리꾼은 이 노래를 듣더니 이렇게 얘기했다. "첫 부분에서 아파트 듣는 줄 알았음." 아닌게 아니라 진짜 그렇다. 이 노래에서 맨 처음 받는 인상이란 그 특유의 촌스러움, 시쳇말로 '뽕짝'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는 노래도 또한 그 '뽕짝'이었다. 그렇게 '뽕짝'스러운데도 여느 '뽕짝'처럼 사운드가 비지 않았고 멜로디도 전형적이지 않다. 그러니 좋을 수밖에 없지 않나.

Pet Shop Boys
Love, Etc.
앨범 <Yes>의 1번째 트랙

팝은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보편적이고, 그렇게 보편적이면서도 모두의 마음을 흔들어놓기 때문에 위대하다. Pet Shop Boys는 그 팝의 '본좌'격인 인물이다. 이번 신보도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그 첫 트랙인 이 노래 역시 그 기대를 완벽하게 만족시켰다. 멋진 사운드와 매력적인 보컬의 만남.

Julian Casablancas
앨범 <Phrazes For The Young>의 3번째 트랙

재능있는데 간지까지 나는 음악인의 존재는 나를 언제나 열폭케 한다. 약간 약 먹은 것 같은 느낌도 나지만서도. 재미있는 일렉 팝이다.

Arctic Monkeys
앨범 <Humbug>의 2번째 트랙

재능있는데 간지까지 나는 음악인의 존재는 나를 언제나 열폭케 한다. (2) 그들이 이번 앨범에서 그려낸 그 '멋들어진 어둠'이 전작에서 보여주던 그 그루브함을 대체할 수 있을만큼 매력적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전철에서 아이팟을 꺼내듣고 클릭 휠을 생각없이 돌리다보면 어느새 또 이 노래에서 손가락이 멈춘다. 좋긴 좋다.

Lady Gaga
앨범 <The Fame Monster>의 1번째 트랙

<Poker Face>와 한 배에서 난 쌍둥이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다. 그런데 비난을 할 수가 없다. <Poker Face>도 안그래도 좋은 노래였는데 <Bad Romance>는 그보다 더 좋기 때문이다. 복제를 했더라도 이렇게 진화를 하면 뭐라 할 수가 없지 않은가. 그녀는 아무도 부정할 수 없을 2009년 최고의 가수다. 가장 센세이션했고 또 가장 매력적인 노래를 내놓았다. 그리고 <Bad Romance>는 2009년 최고의 가수가 자신의 역량을 집대성해 발휘한 노래다.

Shakira
앨범 <She Wolf>의 1번째 트랙

요즘 노래 같지가 않다. 이 노래가 결국 빌보드 10위 언저리를 맴돌다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은 아마 그런 까닭일 것이다. 하지만 트렌드를 노골적으로 따라야만 좋은 노래가 탄생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평범한 구성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팝에 비해 확실히 더 집중도가 있다. 다양한 변주가 돋보인다. 처음 듣는 순간에도 매력적이지만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좋은 팝이다.

Green Day
앨범 <21st Century Breakdown>의 2번째 트랙

이 노래를 들어 "그래미의 제네럴 필드를 향한 예약 티켓"이라고 했었는데 그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American Idiot>와 너무 그 색채가 비슷했던 탓이었을까.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최고의 펑크 그룹이라는데는 변함이 없다. 쉬운 펑크 속에 이렇게 드라마틱한 구성을 집어넣을 수 있다니.

더 문샤이너스
앨범 <모험광백서>의 1번째 트랙

유쾌하고 씁쓸한 록큰롤 세계로의 첫걸음. '본좌'들이 모여 만든 밴드다운 노래다. 문제는 그들이 초대한 '록큰롤 세계'가 제정신을 갖고는 완주할 수 없는 2CD 30곡에 달하는 세계라는 것. 너무 충실한 음반의 구성이 결국 청자를 지치게 만드는 가장 전형적인 사례였다는 생각이 든다.

박지윤
앨범 <꽃, 다시 첫 번째>의 2번째 트랙

여러모로 마음고생을 겪은 한 여성 가수의 재기작. 곡 수는 적지만 모든 노래가 충실하다. 2번째 트랙인 <봄, 여름 그 사이>가 특히 담백한 보컬과 깔끔한 연주가 멋진 협연을 이룬 작품이라면, 바로 뒤이어 등장하는 <바래진 기억에>는 비교적 그 감수성이 노골적으로 폭발하는 노래인데, 두 곡이 모두 좋다. 두 곡이 전후로 배치됨으로서 서로의 가치를 북돋는다는 느낌이 든다. 확실히 올해 주류음악계에서 나온 가장 주목해야 할 결실이었다는 생각이다.

이소라
이소라의 7번째 정규 앨범의 4번째 트랙

아무래도 이소라의 앨범을 뺄 수는 없겠지만, 아무래도 이번 앨범은 그녀의 다른 작품에 비해 많은 악덕이 보이는 작품이었다. 두 곡의 쌍둥이곡 - Track 1과 Track 13 - 은 솔직히 다소 무의미해 보였고, 앨범 전반적으로 음역대를 너무 높게 잡아 듣기 불편한 것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하튼 도저히 뺄 수는 없다. 굳이 하나의 노래로 훨씬 완결성이 뛰어난 Track 이나 Track 9을 제쳐놓고 하필이면 어중간한 Track 4를 꼽은 건 그냥 이런 분위기가 '내' 취향인 탓.

걸그룹들

빼놓고 얘기하기는 애매하고 그렇다고 올해의 노래라고 말하기에는 애매한 걸그룹들 이야기. Brown Eyed Girls의 <Abracadabra>는 잘 만든 노래였고 퍼포먼스도 훌륭했지만 아쉽게도 참신한 면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올해 최고의 히트곡이었던 소녀시대의 <Gee>또한 재작년의 <Tell Me 와 작년의 <Nobody>에 비교하자면 조금 모자라지 않았나 싶다. 카라는 올해 걸그룹들 중, 더 폭넓게 얘기하자면 올해 아이돌 가수들 중 가장 들을 만한 앨범을 내놓았지만 <Wanna><Mr.>도 최고의 한 방이 되기에는 부족했다. 하지만 굳이 하나만 고르자면 카라가 짱이다. 햄좌와 하라구는 무적의 투톱.

2009/12/30 15:15 2009/12/3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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