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사면
무거운 이야기 (舊) | 2009/12/30 16:23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사면되었다. 공식적으로 밝힌 사면의 이유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IOC 위원인 이건희 씨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소 뜬금없지만 Engadget은 이 소식을 보도하며 이를 노골적으로 조롱했다. Engadget은 "올림픽 유치를 위해 재벌 회장을 사면하는 것은 국제 사회의 웃음거리가 될 뿐"이라는 한국 시민단체의 반응을 인용, '그렇고 말고(How True)'라는 첨언을 붙였다. Engadget은 (정말로) 유명한 가전기기 뉴스 사이트다.
이렇거나 저렇거나 한국에서는 이건희 전 회장의 사면에 찬성하는 여론이 높았다. 12월 24일 행해진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면에 찬성하는 의견이 44.2%, 반대하는 의견이 27%로 나타났던 것.
그럼 한국 사람들은 Engadget의 논평에 따르면 '웃음거리가 될 수밖에 없는' 사면에 왜 찬성했을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범죄인을 사면하고 복권시킨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아무리 아마츄어 스포츠가 썩었다 해도 이건 너무 말이 안 된다. 상식의 저항이 일어날 정도다. 따라서 '올림픽 유치'는 공식적으로 밝힌 이유일 뿐 진짜 이유가 아닐 것이다.
이에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결과, 나는 이건희 전 회장 사면의 진짜 이유를 찾아냈다. 그냥이다. 그냥 사면을 해 줘야 되는데 그렇다고 대통령이 "헐 별 이유 없음 그냥 사면해줌"이라고 말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그럴듯한 핑계를 갖다붙이면 정말로 그 이유로 사면을 받은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니, "올림픽 유치"같은 뻘소리를 갖다붙여 진짜 사면 이유가 '그냥'이란 사실을 은연중에 드러낸 것이다.
한국인들의 44.2%가 이해한 이런 깊은 뜻을 Engadget은 이해하지 못하였으니 무척 어리석은 일이다.

http://media.daum.net/editorial/column/view.html?cateid=1052&newsid=20091216211007922&p=hani
이런 기사도 있더군요.
"콜라를 마시러"
http://zariski.egloos.com/1886574
우와 인가젯에서 이런 종류의 기사도 취급하는군요
"콜라를 마시러" 그거 좋구뇽. ㅎㅎㅎ
우석훈 씨는 제대로 된 분석을 한 거고 저는 그냥 뻘글을 쓴 거라...;; 근데 우석훈 씨 글도 묘하게 뻘기운이;;
삼성은 세계적인 가전기기 회사이기도 하니까요. 기업 동향을 기사로 취급한 것이겠지욤.
전 삼성그룹의 세종시 지원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싶습니다. 공장 몇 개 이전하는 것으로 빅딜을 시도하였고, 그 주체는 삼성그룹이 아닌 현 정부일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인님이 자리를 오래 비울 수 없어 그런거겠죠..ㅋㅋ
저는 이 사면이 - 그 숨은 의도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 굉장한 무리수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여론이 사면을 지지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국개론을 설파한 디시인들의 혜안은 감복할 만합니다.... 헐퀴
의견: (…) 윤리위원회는 판결의 폐지(removal)가 유죄판결을 받은 이건희 씨의 행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intact)는 점에 주목한다.
이점에서 윤리위원회는 올림픽 관계자(party)의 행위가 윤리적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그 행위 자체의 범죄구성 여부와는 전적으로 다른 문제임을 상기한다. 동일한 행위라도 나라에 따라 형법상으로 처벌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행위들은 윤리적으로 그릇된 것일 수 있다. (…)
윤리위원회는 유죄로 드러난 이건희 씨 행위의 본질을 고려하여, 그의 행위가 IOC윤리강령 B.5에서 말하는 올림픽 운동의 명성을 더럽혔다고 판단한다. (…)
IOC윤리강령 B.5는 "올림픽 당사자는 올림픽 운동의 명성을 더럽힐 수 있는 방식으로 행동해선 안 된다"고 되어 있다. 이어 윤리위 결정문은 다음과 같이 끝을 맺었다.
결정: 윤리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권고한다. IOC헌장 22조에 따라 IOC 집행위원회는,
1. IOC위원 이건희 씨가 올림픽헌장과 IOC윤리강령에서 정한 윤리 원칙을 저버렸고, 올림픽운동의 명성을 더럽혔으며, 그 결과 올림픽헌장과 IOC윤리강령을 위반했다고 결정할 것.
2. 올림픽헌장 23.1.1조에 따라 이건희 씨에 대해 다음의 처벌을 부과할 것.
a) 견책
b) IOC의 산하위원회에 참가할 권리를 5년 동안 중지할 것.
윤리위의 권고를 IOC 집행위원회가 받아들여 이건희 씨의 산하위원회 참가 권리는 실제로 5년 동안 중지되었다고 합니다. 역시 이건희 사면의 이유는 "그냥"이었음에 틀림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