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사면되었다. 공식적으로 밝힌 사면의 이유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IOC 위원인 이건희 씨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소 뜬금없지만 Engadget은 이 소식을 보도하며 이를 노골적으로 조롱했다. Engadget은 "올림픽 유치를 위해 재벌 회장을 사면하는 것은 국제 사회의 웃음거리가 될 뿐"이라는 한국 시민단체의 반응을 인용, '그렇고 말고(How True)'라는 첨언을 붙였다. Engadget은 (정말로) 유명한 가전기기 뉴스 사이트다.

이렇거나 저렇거나 한국에서는 이건희 전 회장의 사면에 찬성하는 여론이 높았다. 12월 24일 행해진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면에 찬성하는 의견이 44.2%, 반대하는 의견이 27%로 나타났던 것.

그럼 한국 사람들은 Engadget의 논평에 따르면 '웃음거리가 될 수밖에 없는' 사면에 왜 찬성했을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범죄인을 사면하고 복권시킨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아무리 아마츄어 스포츠가 썩었다 해도 이건 너무 말이 안 된다. 상식의 저항이 일어날 정도다. 따라서 '올림픽 유치'는 공식적으로 밝힌 이유일 뿐 진짜 이유가 아닐 것이다.

이에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결과, 나는 이건희 전 회장 사면의 진짜 이유를 찾아냈다. 그냥이다. 그냥 사면을 해 줘야 되는데 그렇다고 대통령이 "헐 별 이유 없음 그냥 사면해줌"이라고 말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그럴듯한 핑계를 갖다붙이면 정말로 그 이유로 사면을 받은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니, "올림픽 유치"같은 뻘소리를 갖다붙여 진짜 사면 이유가 '그냥'이란 사실을 은연중에 드러낸 것이다.

한국인들의 44.2%가 이해한 이런 깊은 뜻을 Engadget은 이해하지 못하였으니 무척 어리석은 일이다.


2009/12/30 16:23 2009/12/3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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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어핀드의 gorekun's me2DAY 에서 트랙백 | 2010/01/01 11:35 | 지우기 |

    한국인들의 44.2%가 이해한 이런 깊은 뜻을 Engadget은 이해하지 못하였으니 무척 어리석은 일이다. 이, 이것이 행간인가!!

  1. 엽우 2009/12/30 17:14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http://media.daum.net/editorial/column/view.html?cateid=1052&newsid=20091216211007922&p=hani

    이런 기사도 있더군요.

  2. 사면받은거니 2009/12/31 01:27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콜라를 마시러"
    http://zariski.egloos.com/1886574

  3. 키다링 2009/12/31 02:30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우와 인가젯에서 이런 종류의 기사도 취급하는군요

  4. 예인 2009/12/31 14:00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콜라를 마시러" 그거 좋구뇽. ㅎㅎㅎ

    우석훈 씨는 제대로 된 분석을 한 거고 저는 그냥 뻘글을 쓴 거라...;; 근데 우석훈 씨 글도 묘하게 뻘기운이;;

    삼성은 세계적인 가전기기 회사이기도 하니까요. 기업 동향을 기사로 취급한 것이겠지욤.

  5. Hwan 2010/01/01 23:29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전 삼성그룹의 세종시 지원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싶습니다. 공장 몇 개 이전하는 것으로 빅딜을 시도하였고, 그 주체는 삼성그룹이 아닌 현 정부일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6. suhhyng 2010/01/02 14:17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주인님이 자리를 오래 비울 수 없어 그런거겠죠..ㅋㅋ

  7. 예인 2010/01/02 20:20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저는 이 사면이 - 그 숨은 의도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 굉장한 무리수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여론이 사면을 지지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국개론을 설파한 디시인들의 혜안은 감복할 만합니다.... 헐퀴

  8. 이상두 2010/02/09 15:34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의견: (…) 윤리위원회는 판결의 폐지(removal)가 유죄판결을 받은 이건희 씨의 행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intact)는 점에 주목한다.

    이점에서 윤리위원회는 올림픽 관계자(party)의 행위가 윤리적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그 행위 자체의 범죄구성 여부와는 전적으로 다른 문제임을 상기한다. 동일한 행위라도 나라에 따라 형법상으로 처벌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행위들은 윤리적으로 그릇된 것일 수 있다. (…)

    윤리위원회는 유죄로 드러난 이건희 씨 행위의 본질을 고려하여, 그의 행위가 IOC윤리강령 B.5에서 말하는 올림픽 운동의 명성을 더럽혔다고 판단한다. (…)

    IOC윤리강령 B.5는 "올림픽 당사자는 올림픽 운동의 명성을 더럽힐 수 있는 방식으로 행동해선 안 된다"고 되어 있다. 이어 윤리위 결정문은 다음과 같이 끝을 맺었다.

    결정: 윤리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권고한다. IOC헌장 22조에 따라 IOC 집행위원회는,
    1. IOC위원 이건희 씨가 올림픽헌장과 IOC윤리강령에서 정한 윤리 원칙을 저버렸고, 올림픽운동의 명성을 더럽혔으며, 그 결과 올림픽헌장과 IOC윤리강령을 위반했다고 결정할 것.
    2. 올림픽헌장 23.1.1조에 따라 이건희 씨에 대해 다음의 처벌을 부과할 것.
    a) 견책
    b) IOC의 산하위원회에 참가할 권리를 5년 동안 중지할 것.

  9. 예인 2010/02/11 13:47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윤리위의 권고를 IOC 집행위원회가 받아들여 이건희 씨의 산하위원회 참가 권리는 실제로 5년 동안 중지되었다고 합니다. 역시 이건희 사면의 이유는 "그냥"이었음에 틀림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