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바베큐를 뜯으며 양회장과 나눈 대화 中.
오세훈은 분에 맞지 않는 지위를 얻음으로써 정치생명이 끝날 공산이 크고, 강금실은 후반 72시간 마라톤 유세를 기점으로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를 상승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오세훈은 악질 정치꾼이다. 한나라당에 입당했다는 것만으로 그의 철학 부재를 짐작할 수 있거니와, 철새를 연상케하는 행태는 기본이고 쿠린 냄새가 나는 과거력도 가지고 있다. 그의 장점이란 잘 생긴 면상과 깨끗한 이미지 뿐인데, 사실 깨끗한 이미지 역시 그 본질은 한 일이 전혀 없다는 데서 기인한다. 청렴한 게 아니라 텅 빈 셈이다. 이런 인물이 서울 시장에 당선될 경우, 수 년 이내로 그 정치력 및 철학 부재를 그대로 드러낼 공산이 크며, 추진력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실상 철학 부재에 있어서는 오십보 백보지만서도)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비교당할 수밖에 없다.
강금실은 초반 압도적인 지지세 속에서 출마 의사를 피력하면서도, "패배하더라도 끝까지 강금실다움을 지킨다면 아름다운 패배"라는 표현을 통해 승리 뿐 아니라 패배까지 염두에 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그녀는 시종일관 열린우리당 뿐 아니라 정치행위 자체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두었고, 진보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로부터까지 감성적인 동조를 이끌어냈다. 선거 패배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그녀가 벌인 "72시간의 마라톤 유세"와, 이런 이벤트를 기획한 이유에 대한 그녀의 대답 - "재밌잖아요", 자신이 오세훈과 다른 점을 "적어도 한나라당에 들어가진 않는단 것"이라 당당하게 표현한 점 등, 사실상의 승리를 일궈냈다.
이 예측이 어디까지 맞아들어갈지는 장담할 수 없다. 어디까지나 그냥 답답한 마음에 해 본 소리고, 강금실씨가 앞으로 어떤 진로를 선택할지도 알 수 없고. 다만 (적어도 지금까지의 행보에서 볼 때) 강금실은 언제든지 지지해주고 싶은 정치인이고, 열린우리당의 무능과 사분오열에 대한 강력한 대체재임에 분명하다. 여하튼 나는 궁극적으로는 오른쪽에서 놀고 있는 사람이다. 한나라당의 몰락과 진짜 제대로 된 우파 정당의 출현을 기대한다. 이번 지방선거가 그 기폭제가 될 수 있을까. (게다가 나는 오세훈이 정말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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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에 입당했다는 것만으로 그의 철학 부재를 짐작할 수 있거니와]
이 부분은 글쎄요.. 원희룡 의원도 그러면 '철학 부재'인가요?
'철새를 연상케 하는 행태'는 무엇인가요.
실제 철새짓은 했다기보다, 지나친 편견이 '철새를 연상케' 한 것은 아닌가요.
저도 강금실 지지자였습니다만,
오세훈에 대한 평가가 냉정하다못해 잔인하다 여기는 것은 괜한 생각일까요.
1. 원희룡 의원을 평가할만한 소양을 갖추고 있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대답을 기대하신다면, "네"라고 대답하겠습니다. 상지대의 사정을 예로 든다면, "김문기 살리기 운동본부에 가입한 양식있는 지식인"이란 결코 있을 수 없는 법이죠. 이전의 행태가 어떠했든, 그의 정치적 행보가 어떠하든, 결코 가입해선 안 될 집단에 소속했다는 것만으로 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긴 어렵습니다. 다른 분의 목소리를 빌어 말씀드리면, 원희룡은 "'양' 받은 시험지를 들고 '가' 받은 사람들 사이에 끼어든" 정치꾼이라고 생각해요.
2. 개인 저널리즘이니 뭐니 하는 복잡한 소리를 표방하는 블로그와 달리 여기는 라이프로그이며, "멀리 있는 사람에게 보내는 근황 보고"란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RSS만 공개할 뿐 어디에도 싱크하지 않고 있어요. 여기에서 꽉 짜여진 논리를 기대하시면 곤란합니다. 게다가 그나마 이 포스팅은 "바베큐를 뜯으며 한 소리"라지 않습니까.
3. "철새를 연상케 한 행태"란 열린우리당에서 제시한 "오세훈 13제"의 하나입니다. 2000년 총선에서 민주당으로 입후보하려다가 지역구에 대한 불만으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한 일인데, 아시다시피 "오세훈 13제"는 한나라당과 조중동의 네거티브 운운하는 멋들어진 합작으로 묻혀버렸으며 오세훈 역시 이에 대해 해명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4. 솔직히 말씀드려서 라이프로그에서까지 이런 댓글 달기는 귀찮아요. 적어도 근거지(블로그든, 홈페이지든)라도 밝혀 주셨다면 좀 더 즐거운 토론이 될 수 있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