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티 다녀옵니다

사진첩 | 2007/02/22 02:11


대학교에 갓 들어가 처음으로 오티란 걸 갔을 때 제일 싫었던 건 역시 본과 3학년, 4학년 쯤 되는 선배들의 방문이었다. 싫었다기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부담스러웠다'는 게 옳은 표현일 것이다. 사실 대학 초년생의 눈으로, 본3 쯤 되는 최고참 선배들은 교수와 다를 바가 없었다. 똑같이 주도(酒道)에 벌벌 떨어야 하는, 하는 말 하나 하나가 못 알아들을 말들인, 최대한 말조심을 해서 밉보이지 말아야 하는 그런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오티 이틀째의 술자리에 갑자기 등장해서, 그동안 오티 참가자 중 최고 선배로 알고 있던 본과 2학년 '대'선배들을 애들 굴리듯이 부려먹으며 술자리를 이끌어나갔다.

근데 어느새 내가 그 본3이랜다. 그리고 본의 아니게 OT 둘째날 술자리에 등장해서 술자리 분위기를 후덜덜하게 만드는 그런 본3 선배가 되게 생겼다. 전대 학생회라는 한물 간 감투 때문. 물론 가서 술을 강권한다든가 분위기를 엄하게 만든다든가 할 생각은 추호도 없고, 오히려 복도에서 겉돌고있지 않을까 싶지만...... 뭐 그게 좋을 것이다. 술자리에 괜히 끼어서 분위기 엄하게 만드는 것보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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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22 02:11 2007/02/22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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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젤 2007/03/11 14:55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신입생 누군가에겐 부담이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제게는 본3, 본4에 대한 이미지가 참으로 좋게 남아있네요.
    처음 아무것도 모르고 오티에 가서 제일 먼저 얼굴을 익히고 알게 된 분들이 본4 선배들이었거든요. 후배들을 굴리고 이런 이미지가 아니라, 어색해하고 부담스러워하는 신입생들을 위해 자기가 아는 온갖 유머란 유머는 다 꺼내서 신입생을 웃겨주신 분들..ㅎ 그런 선배가 될 수 있길 바래요. 이게 저한테 하는 말인지 아님 신혁님께 하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ㅎㅎ

  2. 신혁 2007/03/11 17:32 | PERMALINK | 고치기 |

    시대의 변화 때문일지도 몰라요. 아무래도 대학 문화가 요 5년 남짓동안 굉장히 민주적으로 발전한 느낌이 있죠. 물론 집단 문화나 이런 게 약해지긴 했지만, 대학의 집단 문화란 것이 봉건성 위에 세워진 것임을 생각하자면 이 정도 부작용이야.... ㅎㅎ

    여하튼 5년 전의 본 3 선배와, 지금의 본 3 선배는 의미가 많이 다르죠. 저도 OT 가서 술자리에 끼긴 커녕 진짜로 복도에서 겉돌고 있었는걸요 -ㅅ- 이제는 후배들이 무서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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