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vs 삼성

잡설 | 2007/06/29 10:07


애플은 자사가 개발한 스마트폰 모델인 아이폰(iPhone)을 모든 직원에게 무료로 나누어주겠다고 발표했다. AT&T와의 2년 약정 계약시 599달러, 엔간한 컴퓨터보다 비싼 이 핸드폰은 지금 발매를 앞두고 미국 전역에 '과열'이니 '광풍'이니 하는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아이폰을 무료로 받게  되는 직원에는 파트 타임 직원(아르바이트생)도 포함되는데, 단 1년 이상 일한 경우에 한정한다.

이 소식을 전하면서 애플포럼(appleforum.com)에는 "삼성이나 LG였다면 계열사까지 박박 긁어 20대씩 강매했을 것"이라는 자조섞인 이야기가 나왔는데...... 일례로 삼성에 다니던 친척은 삼성자동차의 새 모델이 발표될 때마다 늘 차가 바뀌었다. 세계적으로 명품 소리를 듣는다며 자랑스럽게 언론에 떠벌리고 다니는, 한국을 먹여살리는 이 위대한 기업은 어째서인지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직원들에게 억지로 제품을 떠넘기는 것이다. 아니, 진짜 그 정도로 위대한 기업이라면 직원들에게 떠넘기지 않아도 어련히 잘 팔릴 것을? Oh, Jejus Christ.

이건 단순한 '기업간의 차이'가 아니라, 미국과 한국의 문화적 차이, 경제적 차이, 어쩌면 사회의 우열과 관련된 문제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독단적이고, 부하의 공을 빼앗고, 부하를 무시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한국의 잘났다는 CEO들의 속성을 스티브 잡스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CEO들과 애플의 CEO 사이에는 아주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첫 번째는 혁신과 창조성에 있어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어떤 - 사회 저변에 깔린 - 철학의 차이다.

미국의 전(前) 노동부 장관 로버트 라이히는 "신자유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의 인격이 상품화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그럼으로써 세상은 좀 더 효율적으로 변하겠지만, 정말 그렇게 살아도 괜찮겠느냐"고 질문했었다. 회사와 개인, 학교와 개인, 개인과 개인간의 관계가 과거의 '휴머니즘'에 입각한 관계로부터 철저한 계약 관계로 변하면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으면 서로가 서로를 얼마든지 버릴 수 있는 완벽하게 자본주의화된, 그러나 몰인정한 사회가 될 것이라는 것이 로버트 라이히의 우려였다. 하지만 그의 우려는 사실 한국 사회에 비견한다면 '복에 겨운' 것임에 분명하다. 박근혜나 이명박 등이 주장하는 "시장 경제"나 "자본주의"는 사실 회사가 개인을 해고하고, 학교가 개인을 벗겨먹고, 강자가 약자를 핍박할 수 있는 자유만을 의미한다. 개인이 회사를 버리고, 개인이 학교의 부당한 처사에 대항하고, 약자가 강자를 향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유는 없다는 얘기다.

그게 아이폰 2만 대를 무료로 직원들에게 보너스로 나눠주는 애플과, MP3 플레이어 수만 대를 직원들에게 강매하는 삼성의 차이다. 똑같이 독단적이고 야비한 CEO를 두고 있다 한들, 미국은 "오른쪽에 치우친 자본주의 사회"고, 한국은 "극우 국가주의/집단주의 사회"란 것이다. NRA가 활개를 치고 로비단체가 강성하며 의사협회가 국민들의 건강권을 가지고 장사질을 해 먹지만, 그래도 그 땅에는 자본주의가 있다. 자본주의, 좋잖아. 꺼져라, 한국식 자본주의.

2007/06/29 10:07 2007/06/2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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