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곡선을 중심으로 한 인플레이션과 실업의 관계
경제 | 2007/02/13 19:38
수많은 실증적 연구로부터 유추된 필립스곡선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사이에 존재하는 강한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그러나 이는 프리드먼(M. Friedman) 같은 위대한 경제학자에 의해 강력히 논파되었는데, 이는 필립스곡선의 가정과 달리 실제로 실업률은 명목임금이 아니라 실질임금에 의해 좌우되며, 장기적 총공급곡선은 수직선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프리드먼의 주장이 실제로 정책 입안자들에게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게 된 것은, 저 유명한 스태그플레이션, 즉 필립스곡선 이론에 따르면 존재할 수 없는 대량실업과 인플레이션의 혼합양태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후 필립스곡선에 대한 다양한 이론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프리드먼의 자연실업률가설 및 적응적 기대(Adaptive expectations)론, 루카스의 합리적 기대(Rational expectations)론, 그리고 뉴케인지언의 NAIRU(non-accelerating inflation rate of unemployment) 개념 등이다.
자연실업률이란 마찰적 실업에 의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일정수준의 실업률을 의미하며, 필립스곡선은 자연실업률과 경제주체들의 기대인플레이션이 만나는 점에서 음(-)의 곡선으로 그려진다. 만일 경제주체들의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한다면 필립스곡선은 우상향할 것이다. 만일 실업률이 자연실업률보다 높다면 인플레이션은 낮아질 것이다.

경제주체들의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 필립스 곡선은 우상향한다
그러나 루카스는 이러한 프리드먼의 적응적 기대마저 실제로 존재하지 않으며, 경제주체는 완전히 과거와 현재, 미래의 다양한 경제지표를 혼합하여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는 합리적 기대론을 주장한다. 따라서 필립스곡선은 일반적으로 나타나지 않으며, 단기적으로 나타나는 계산의 '오차' 때문에만 존재할 수 있다.
뉴케인지언은 이 자연실업률과 비슷한 개념으로서 NAIRU를 제시한다. NAIRU는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하지 않는 실업률 수치를 의미하며, 프리드먼의 자연실업률과 사실상 그 맥락을 같이한다. 다만 다른 것은 뉴케인지언들은 이 NAIRU를 기준으로 단기적 화폐금융정책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실업률이 NAIRU 이상이라면 확장할 것이고, 그 반대라면 긴축할 것이다.
프리드먼이나 루카스 등의 주장에 따르면 실업률을 조절하려는 정부의 정책은 의미가 없다. 그러나 반면 인플레이션을 줄이기 위한 정책은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줄이겠다고 선언함으로써 대중의 기대인플레이션을 낮춘 뒤, 실제로 긴축 정책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만일 정부가 신뢰받고 있지 못하다면 사람들은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기대인플레이션을 낮추지 않을 것이며, 필립스 곡선에 따라 인플레이션 감소에 따라 실업률이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실제로 이런 현상은 초인플레이션 국가가 인플레이션 억제정책을 시행한 초기, 대중이 정부를 신뢰하지 못함으로써 나타난다.
그러나 이처럼 "인플레이션은 화폐적 현상이며, 필립스곡선은 장기적으로 수직선"이라는 수많은 경제학자들의 이론에도 불구하고, 실증적으로는 희생률(sacrifice ratio)이 존재한다. 인플레이션의 억제가 GDP 감소를 불러오는 현상인데, 놀랍게도 인플레이션이 낮은 국가일수록 희생률은 높아진다. 이 현상은 필립스곡선상에서 완벽하게 설명된다.
두 번째 실증적 문제는 대처리즘(Thatcherism)의 실패에 있다. 대처리즘은 강력한 긴축정책으로 인플레이션율을 18%에서 5%까지 낮추었다. 프리드먼 등의 주장에 따르면 이는 단기적으로 실업률을 상승시킬 수 있지만 결국 장기적으로는 실업률이 자연실업률 수준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실업률은 과거보다 높아진 상태로 유지되었다. 이는 인플레이션 정책에 의해 자연실업률 자체가 과거에 비해 상승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노동시장이 경제학자들의 주장처럼 '탄력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었다. 즉 해고된 사람들의 노동생산성 하락, 절망에 의한 취업포기, 재취직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실업률이 일단 높아지고 나면 쉽게 낮아지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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