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아큐에 대한 무자비한 분노로 화를 주체하지 못하던 때, 그러니까 예과 1학년 때였던가 2학년 때였던가 구분도 잘 안 되는 어느 밤의 일이다. 꾸준한 밴드 활동으로 거침없이 염장을 질러대던 보컬 겸 기타리스트(?) KKE는 미디로 만들어진 단순한 기타 사운드를 들고 와 가사의 모티브를 만들어 줄 것을 부탁해왔다. 상큼발랄(?)한 느낌의 그 멜로디를 듣고 내가 만든 가사는 당시 내 아침 생활을 대변하는 짤막한 한 토막.
설탕을 듬뿍 뿌린 토스트
인스턴트 핫초코가 한 잔
어느새 늦어버린 시간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Breakfast
뭐 처음 KKE에게 보냈을 때와는 조금 다른데,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고...... 가사를 영어로는 리릭(Lyric)이라고 하는데, 이는 서정시를 뜻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그 어원(?)이 되는 리라(Lyre)는 고대 그리스 시대에 연주하던 악기 수금(竪琴)을 의미한다고 한다. 한편 일본어로도 가사란 말 대신 시(詩)란 말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한편 가사(歌詞)의 어원은 가사(歌辭), 즉 고려 말엽 유행한 3.4조 시가였던 것 같다. 멜로디는 그 자체로 정형률이 될 뿐 아니라, 그 음의 고저가 운율이 되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노래할 수 없는 시라는 건 어쩐지...... 허무하다. 저 마지막 단어 - "Breakfast"를 어떻게 한글로 바꾸어보고 싶은데, 쉽지 않다.
(사족) 읽지 않을 수 없는 책 몇 권.
강준만의 "한국 현대사 산책 90년대편"이 신간으로 나왔다.
고병권의 "화폐, 마법의 사중주". 세뇨리지 이펙트에 대해 알아보려다가 접한 책.
강유원의 "고전강의 공산당 선언". Podcast로 듣던 강의인데, 책으로 좀 더 심도있게...
장하준, 정승일의 "쾌도난마 한국경제".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못 읽었던 책.
책 얘기가 나온 김에 한 마디 더 하자면, 솔직히 그 유명하다는 프리드먼의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세계는 평평하다"를 읽고 얼마나 실망했는지 모른다. 이게 국제 칼럼리스트가 '세계화'에 대해 쓴 책인지, 아니면 좀 잘 나가는 CEO가 세계화의 경영법에 대해 쓴 책인지 잘 구분도 안 될 뿐더러....... 피터 드러커 같은 사람으로부터 느껴지는 '포스'는 커녕, 세 줄이면 요약될 내용을 수 페이지로 늘려놓는 칼럼리스트 특유의 자기복제능력밖에 느껴지지 않았더래니. 강유원씨는 대부분의 신자유주의 옹호자, 신자유주의자들을 표현할 때 "알맹이가 전혀 없다"고 말한다. 내가 개인적으로 접한 프리드먼은 바로 그 알맹이 없는 신자유주의자의 전형으로 보였다.
ⓣ http://yeinz.kr/lifelog/trackback/52 (주소를 클릭하면 클립보드로 복사됩니다.)

Breakfast를 완성해볼까 하고 이 가사를 찾다가, 오해가 있을 만한 표현이 발견되어 수정을 할까 합니다.
본문에서 등장한 모든 프리드먼은 칼럼리스트 토머스 L. 프리드먼을 말하는 겁니다. 밀튼 프리드먼 아님.... ㄲㄲ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