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llin'

잡설 | 2007/03/19 00:30


치기어린 시절의 추억. 이제와선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이름들이 가득하지만, 그래도 그 거친 입담들 속엔 순진하기 짝이 없던 중딩, 고딩 시절의 모습들이 박혀 있다. 책상을 정리하던 중 우연찮게 발견된 롤링 페이퍼를 보며 갑자기 감상에 젖어들었다. 지금, 우울이 나를 침강시킬 때, 교복 차림의 치기어린 소년이었던 날 떠올리며 나 자신을 그 우울의 바다 속에서 끌어올린다. 나의 유년기에 무한한 찬사를 보낸다.

오늘 발견된 롤링 페이퍼는 두 개인데, 아마 각각 중 2 종업식 날, 고 1 종업식 날 썼던 물건인 것 같다. 중딩 시절의 롤링 페이퍼는 남녀 분반 때라서 그런지 걸쭉한 입담이 가득하고, 고 1 때의 롤링 페이퍼는 남녀 합반의 영향 탓인지 비교적 진지하다. 도저히 공통점을 찾을래야 찾을 수 없는 두 개의 롤링 페이퍼 사이에 유일한 공통점이 있다면, 중 2때나 고 1때나 내 목표는 '아파트 장만'이었다는 거. 모기지 시장의 폭주를 미리 예측이라도 했던 것일까. 진짜 아파트 장만할 돈만 있었다면 지금쯤 대박을 치는 건데.

롤링 페이퍼 따위에 진심을 담아 쓰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여하튼 여기에는 타인이 나를 바라보는 '점', 아주 피상적인 단면들이 무수하게 드러나 있다. 물론 뜬금없는 소리들도 있다. 중 2때 롤링 페이퍼를 들여다보자면, "양xx 개새끼" 라든가 "이효리 다리 굵다" 같은 내용들이 아무 이유없이 끼어들어가 있다. 가끔씩 "가끔 맛이 갈 때가 있다"든가 "너도 나도 싸이코" 따위의 소리도 있고.

2007/03/19 00:30 2007/03/19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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