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 Valentine

잡설 | 2006/02/16 00:59

어느 날,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제례에 희생양(羊)만 계속 바쳐지고 있는 것을 본 공자의 제자가 공자에게 말했다. "저 쓸데없이 바쳐지는 양이 정말 아깝습니다." 이에 공자가 혀를 차면서 제자를 타일렀다. "너는 저 양이 아까우냐? 나는 저 예(禮)가 더 아깝다."

발렌타인데이는 결혼과 사랑을 축복하다가 황제에 의해 참수당한 성자 발렌티누스를 기념하는 날로, 연인의 사랑을 축복하는 의미에서 여전히 그 전통(?)이 내려오고 있다. 한국에서는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렛을 선물로 건네는데,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10만원을 넘기는 고가의 초콜렛들을 선물하는 풍조가 나타나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나쁜 풍조만을 생각하여 발렌타인데이 자체를 매도하기에는, 역시 그 예(禮)가 너무 아깝다.

발렌타인데이 선물의 정석은 직접 만든 초콜렛이다. 맛도 모양도 엉망이더라도 그 손맛(?) 속에 사랑 또한 배어 나올 것이다. 사랑은 충분히 깊지만 일이나 그 외 활동이 바빠서 무리라면, 작고 예쁜 상자에 담긴 초콜렛 하나 전달하는 것으로 충분히 진심이 전달될 것이다. 혹시라도 당신이 갑부라면, 10만원짜리 초콜렛을 주든 초콜렛폰을 선물로 주든 상관이 없겠지만.

공자는 이런 말을 했다. "사람은 타인과 자신을 비교함으로써 특별해지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관계를 맺음으로써 특별해지는 것이지." 발렌티누스는 그 특별함을 소중히 했다. 타인과의 관계, 그 매개체가 초콜렛이 된다면, 여호와에게 바쳤던 희생양처럼 그 또한 가치있는 것이 아닐까. 여하튼 모든 솔로부대원들은 내년엔 부디 사랑의 초콜렛 하나 받아 두시길!

2006/02/16 00:59 2006/02/16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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